한계와 제한

작성자
표재근
작성일
2023-06-16 16:45
조회
264
인간이 갖고 있는 한계 중의 하나는 과거에 얽매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 불편한 관계에 있던 사람을 만나면 지금도 불편해한다. 과거에 누렸던 부와 명예를 되뇌이며 소중한 시간들을 허비한다. 과거에 경험했던 은혜와 은사만을 내세우며 하나님께 나아가지 않는다. 이처럼 과거에 붙잡혀 오늘 어떠한 움직임도 갖지 않는다면, 우리의 미래는 여전히 어둡고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실제적인 삶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떠한 존재인지, 또 현재 어떠한 삶 가운데 있는지를 명확하게 보아야 한다. 그리고 오늘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오늘 내 삶에 은혜가 넘치기 위해, 오늘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쳐야 한다. 그러할 때, 우리의 미래 역시 아름다워지고 축복이 넘치게 된다.

우리는 두 가지로 하나님의 역사를 제한한다. 첫째, 하나님께서 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제한한다. 하나님께서는 많은 일들로 우리의 삶을 채우고자 하신다. 그러나 우리 안에 있는 불신앙과 의심, 과거의 부정적인 경험과 사고들이 이러한 하나님의 역사들을 제한한다. 둘째,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제한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통해 가정을 화목하게 하기 원하시고, 우리를 통해 직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원하시고, 우리를 통해 교회의 어려움을 헤쳐나가기 원하신다. 나아가 나라와 민족을 회복시키기 원하신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일하시기 위해서는 우리의 희생과 고통이 요구된다. 이로 인해 우리는 하나님께 사용되어지기를 거부한다. 주신 물질을 쌓아두기에 급급해하고, 주신 지식과 기술로 자신의 부와 명예를 얻기에 급급해한다. 그 결과 이 세대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와 역사들이 제한된다.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존재를 깨달아야 한다. 하나님의 존재를 깨달을 때,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의지와 함께 넘어설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또한 하나님께서 주신 소명을 깨달아야 한다. 오늘 우리가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 땅에 하나님의 역사들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부름 받았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할 때, 우리는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게 되고, 자신의 능력 이상의 삶으로 많은 변화와 역사들을 이루어가게 된다. 반면에 하나님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면, 우리는 여전히 자신의 한계에 갇혀 그저 그런 삶으로 무너져가게 된다. 또한 자신의 삶만을 목적으로 살아감으로써 좌절의 상황에 부딪쳐, 무너지고 낙망하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믿고 의지하는 자들에게 많은 은혜와 축복을 부어주신다. 그러나 은혜와 축복에 앞서 그 은혜와 축복들을 감당할 수 있는 자로 우리를 성장시키신다. 이를 위해 시험과 연단을 허락하신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여름 가물에 진액이 다 빠질 정도로 짓누르신다는 시편기자의 고백처럼 때때로 우리를 짓누르시고, 우리를 낮추신다. 따라서 우리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시험과 연단들을 참고 견뎌야 한다. 하나님께서 낮추실 때, 낮아져야 하고, 하나님께서 짓누르실 때, 짓눌림을 당해야 한다. 그러할 때, 우리 안에 하나님의 역사를 제한하던 부분들이 깨어지게 되고, 빠져나가게 된다. 바울과 같이 풍부에 처할 줄도 알고 비천에 처할 줄도 알아 흔들림 없는 신앙과 삶으로 성숙하게 된다.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문제로 힘들어하는 두 성도에게 목회자가 동일한 길을 제시했다. 한 성도는 그 가르침에 따라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며 하나님께 집중하는 삶을 지속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본인의 신앙과 삶이 회복되고, 자녀들을 비롯하여 가정이 회복되었다. 반면에 몇 개월 못가 목회자의 가르침을 어기고 예전의 삶으로 돌아간 한 성도는 여전히 고통의 삶을 지속하고 있다.

오늘 우리의 삶에 고통이 끊이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서 역사하시는 과정 가운데서 우리가 주저하기 때문이고, 포기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불평과 원망만 늘어놓을 뿐, 자신을 희생하려 하지 않고, 그 고통을 참고 견디려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나에게 이러한 남편, 이러한 부인, 이러한 자녀를 허락하신 것은 나로 하여금 그들을 감당케 하기 위함임을 깨달아야 한다. 더 이상 나를 통해 배우자를 변화시키고, 자녀를 변화시키고, 가정을 회복시키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제한하지 말아야 한다.

신 1:2 호렙 산에서 세일 산을 지나 가데스 바네아까지 열 하룻길이었더라

출애굽한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복지로 들어가는 길은 열 하룻길이었다. 그러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었던 그들은 여리고성 앞에서 두려워하며 하나님을 원망했다. 믿음이 없이는 가나안에 거주하고 있는 수많은 나라와 민족들과 싸워 승리할 수 없었기에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다시 광야로 인도하셨다. 가나안복지로 들어갈 수 없다고 말하던 사람들이 다 죽고 다음 세대들이 믿음 가운데 성장할 때까지 40년간 광야를 방황하게 하셨다. 오늘 우리의 삶이 막히고 얽히는 것은 믿음이 없기 때문이다. 믿음이 없어 순종하지 못하고, 믿음이 없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길로 나아가지 않음으로써 하나님의 역사를 40년 50년 지연시키고 있다.

방황을 끝낸 후, 이스라엘이 가나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선 곳은 다시 여리고 앞이었다. 우리 역시 하나님의 축복과 역사가 주어지는 삶을 얻기 위해서는 다시 여리고 앞에 서야 한다. 원점으로 돌아와 하나님께 순종해야 한다. 말없이 성을 돌라고 하시면 돌아야하고, 마지막 날 크게 소리 지르라고 하시면 크게 소리 질러야 한다. 그러할 때, 우리의 삶을 막아선 여리고, 우리의 가정을 막아선 여리고, 우리의 사업장을 막아선 여리고가 한 순간에 무너지는 역사를 경험하게 된다.

시 78:41 저희가 돌이켜 하나님을 재삼 시험하며 이스라엘의 거룩한 자를 격동하였도다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민족을 향해 축복의 언약을 세우셨다. 그리고 그 축복의 삶으로 인도하기 위해 고통으로부터 이끌어내셨고, 지키고 보호하셨다. 그러나 이스라엘민족은 이러한 하나님으로부터 돌아서고 계속하여 하나님을 시험함으로써 하나님을 격동하였다. 하나님께서 더 이상 그들 가운데 역사하지 않으셨다. ‘격동하다’의 원어적 의미는 ‘limit’, 즉 ‘제한하다’이다. 이처럼 인간은 하나님을 의심하고 시험함으로써 스스로 한계의 선을 긋는다. 스스로 하나님의 역사를 제한한다.

하나님의 역사는 우리가 생각하고 판단해서 믿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믿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힘으로는 질병으로 죽어가는 가족을 살릴 수 없다. 우리 힘으로는 방황하고 가출을 일삼는 자녀를 돌이킬 수 없다. 우리 힘으로는 무너진 자신을 일으켜 세울 수 없다. 따라서 신앙의 세월이 지날수록 하나님의 존재는 커지고 우리의 존재는 작아진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부족하고 연약한 자신을 발견하고 크신 하나님을 더욱 더 의지하게 된다.

민 22:12 하나님이 발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그들과 함께 가지도 말고 그 백성을 저주하지도 말라 그들은 복을 받은 자니라

가나안 땅에 들어가 승리를 거듭하는 이스라엘을 두려워한 발락왕은 발람이라는 당대최고의 주술사를 초빙하여 이스라엘을 저주하려 했다. 발락왕이 제시하는 많은 재물과 권력에 눈이 어두워진 발람은 이스라엘을 저주하려 길을 준비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발람에게 그들과 함께 가지도 말고 그 백성을 저주하지도 말라고 말씀하셨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 복을 받은 자들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님께 복을 받은 존재이다. 하나님께서는 언제 어디서든 우리를 대적하려는 자들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실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 축복의 주장을 하지 못한다. 믿음이 없어 세상을 두려워하고 환경을 두려워하고 사람을 두려워한다. 믿음이 없어 하나님의 복을 우리의 삶으로 가져오지 못한다.

신 5:29 다만 그들이 항상 이같은 마음을 품어 나를 경외하며 나의 모든 명령을 지켜서 그들과 그 자손이 영원히 복 받기를 원하노라

오늘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의 역사가 제한되지 않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말씀에 따라 한걸음 한걸음 삶을 움직여나가야 한다. 비록 그 길이 힘들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신앙과 삶이 성숙해진다. 모든 것을 이기고 변화시켜나갈 수 있는 힘과 능력을 소유하게 된다.

세상의 법칙은 부와 권력을 등에 업지 않고는 온힘을 다해 노력해도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을 경외하는 자들은 부와 권력을 등에 업지 않아도,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형통한 삶을 살아간다. 하나님께 복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복을 받기까지 우리는 고통의 길, 좌절의 길, 낙망의 길을 통과해야 한다. 이 기간을 통해 변화되어야 하고, 더욱 더 강하게 세워져야 한다.

고난의 삶이 다가올 때, 우리는 고난을 여전히 고난으로 머물게 할 수도 있고, 고난을 축복으로 변화시킬 수도 있다. 만일 고난으로 인하여 원망하고 불평하며 좌절한다면, 고난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 반면에 모든 것에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깨닫고 하나님을 놓치지 않는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고난은 축복이 된다.

예를 들어 질병은 고난이다. 그러나 그 질병으로 인하여 하나님께 더욱 더 가까이 나아갈 때, 하나님의 치유의 역사를 경험함으로 믿음이 더욱 성장하게 된다. 물질의 부족함과 사업의 어려움도 고난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서도 하나님의 것을 하나님께 드리며 하나님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해나갈 때, 그 의지는 어려움을 넘어서게 하고, 하나님의 역사를 가져온다. 자녀가 방황하는 것도 고난이다. 그러나 그로 인해 자녀를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게 되면, 자녀는 방황의 시기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삶이 새로워지게 된다. 따라서 고난이 다가올 때 우리는 감사해야 한다.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긍정화시키고 절망을 축복으로 바꾸어 나가는 신앙의 능력을 소유해야 한다.

시 78:9 에브라임 자손은 병기를 갖추며 활을 가졌으나 전쟁의 날에 물러갔도다

에브라임의 원어적 의미는 두 배나 과실이 충만하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두 배나 과실이 충만할만큼 큰 축복을 약속하셨다. 그러나 에브라임 자손은 전쟁의 날에 물러갔다. 많은 군대와 병기와 활 등, 모든 것이 준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을 피하여 도망갔다.

기드온이 미디안군대와 맞서기 위해 군사를 모집했을 때, 만오천의 군사가 모였다. 만오천은 십오만 미디안군대의 십분의 일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돌려보내고 돌려보내어 삼백명만 남게 하셨다. 십오만의 군대와 맞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삼백명의 군사는 철저히 하나님만을 의지했다. 이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도록 내어드리자, 십오만의 미디안군대가 완전히 무너졌다.

이처럼 힘들고 어려울수록 우리는 하나님을 의지해야 한다. 힘들고 어려워서 세상과 타협하고 환경과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고자 몸부림쳐야 한다. 고통의 길로 인도하실 때는 고통의 길을 걸어가고, 절망의 길로 인도하실 때는 절망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 그러할 때, 절망이 소망이 되고, 고통이 축복이 되는 하나님의 놀라운 역사들을 경험하게 된다.

하나님께서는 많은 일들로 우리의 삶을 채우기 원하시고, 우리를 통해 많은 일들을 이루기 원하신다. 이를 위해 우리를 고통의 삶으로부터 구원하시고, 복을 주셨다. 그러나 우리 안에 있는 불신과 부정적인 사고는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역사를 제한한다. 또한 희생하기 싫어하고 고통당하기 싫어하는 우리의 이기심은 우리를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역사들을 제한한다.

따라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축복하시기에 앞서 축복을 감당할 수 있는 자로 세우기 위한 시험과 연단을 허락하신다. 때로 우리를 낮추시고 짓누르심으로써 우리 안에 하나님의 역사를 제한하는 부분들을 깨뜨리시고 빼어내신다. 항상 하나님을 경외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살아가는 삶으로 우리를 인도하신다.

따라서 우리는 모든 일에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깨닫고 다가오는 시험과 연단들을 참고 견뎌야 한다. 고통의 시간, 절망의 시간들을 통해 변화되어야 하고, 더욱 더 강하게 세워져야 한다. 힘들고 어려워서 세상과 타협하고 환경과 타협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고자 몸부림쳐야 한다.

이처럼 고통의 시기에 조용히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하나님께 집중할 때, 우리는 하나님의 존재를 깨닫게 된다. 하나님을 의지하여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게 된다. 또한 우리가 이 땅에 하나님의 역사들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부름 받았음을 깨닫게 된다. 기꺼이 자신의 것을 나누고 희생하고 섬김으로써 가정과 직장과 사회와 민족 가운데 회복의 역사를 이루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