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면한 현실과 신뢰

작성자
표재근
작성일
2024-03-19 20:14
조회
48
전 2:11 그 후에 본즉 내 손으로 한 모든 일과 수고한 모든 수고가 다 헛되어 바람을 잡으려는 것이며 해 아래서 무익한 것이로다

솔로몬은 이스라엘의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위대한 왕이다. 그러나 실제적인 삶을 들여다보면 그는 왕으로 있는 40여 년간,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 향락에 취한 삶을 살아갔다.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이스라엘의 왕국은 강력했고, 솔로몬은 자신이 하고 싶은 모든 것을 하기 위해 자신의 부와 힘과 권력을 사용했다. 이처럼 모든 것을 가졌고 모든 것을 누렸던 솔로몬이지만, 인생의 황혼기를 맞아 이 땅을 떠날 때가 가까워오자, 그는 자신이 한 모든 일과 자신이 수고한 모든 수고가 다 헛되고 무익함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는 온 힘과 정성을 다해 일하고 수고함으로써 세상에서 많은 것을 얻고 많은 것들을 이룰 수 있다. 그러나 하나님과 함께 한 삶이 아니라면, 이 땅을 떠나야할 마지막 시기에 이르러 우리 역시 그 모든 노력과 수고가 바람을 잡는 것같이 헛되며 해 아래 무익한 것임을 고백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져 세상의 부와 물질과 명예만을 추구함으로 인해 시간이 갈수록 깊은 공허 속에서 탄식하게 된다.

딤전 6:7 우리가 세상에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이 땅을 떠날 때, 우리는 아무 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 모든 힘과 노력을 쏟아 부어 지식을 쌓고 물질을 모으고 명예를 얻고 많은 업적을 이룬다할지라도 그 어느 것도 가지고 갈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가져가지 못할 것들을 위해 일생동안 수많은 것들을 버리고 희생한다. 귀한 물질과 시간을 허비하고 가족을 희생시키며 무엇보다 삶의 근원이 되는 영적인 능력을 잃어버린다. 삶의 진정한 의미와 소망을 잃어버린 채, 세상에 갇혀 다람쥐 쳇바퀴 돌듯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삶으로 질식해간다.

얻기 위해 우리는 싸운다. 얻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모략한다. 얻기 위해 마음을 굳게 닫아걸고 형제를 외면한다. 그렇게 60년 70년 아등바등 살다가 땅속에 묻혀 썩어간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고 영원의 세계로 이어진다. 영원의 세계에 비하면 이 땅에서의 삶은 순간에 불과하다. 따라서 우리는 영원한 세계에서의 삶을 기준으로 하여 이 땅을 바라보아야 한다. 이 땅에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목적들이 과연 어떤 의미가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영적인 관점에서 삶의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향해 그물을 버려두고 나를 따르라, 배를 버려두고 나를 따르라, 심지어 가족조차 버리고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셨다. 제자들은 그 말씀에 따라 세상이 가장 가치 있고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것들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 여호수아는 세상의 부와 명예와 쾌락을 얻기 위해 세상과 타협하던 이스라엘 모든 백성들과 맞서 나와 내 온 집은 오직 여호와를 섬기겠노라고 선포했다. 이처럼 삶의 방향이 명확하게 세워질 때, 우리는 직면한 현실 속에서 오직 하나님을 선택하게 된다. 영원한 축복을 얻기 위해 이 땅에서의 잠깐의 유익을 포기할 수 있는 영적인 시각을 소유하게 된다.

영적인 시각으로 이 땅의 삶을 바라보면, 세상의 모든 것이 단순해진다. 욕심과 이기심이 사라짐으로써 불필요한 삶, 불필요한 고통들이 사라지게 된다. 하나님과 동행함으로써 하나님의 기쁨과 소망이 우리의 삶을 움직여가게 된다. 무엇이 되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에 집중함으로써 새로운 변화들을 이루어가게 된다.

그러나 유한한 존재인 인간은 영원한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갖지 못한다. 이로 인해 하나님께서는 때로 비극적인 사건이나 두려움의 환경들을 허락하신다. 시험과 연단을 통해 세상에 잡혀 깊은 잠에 빠진 우리를 깨어나게 하신다. 고통과 두려움의 시간들을 통해 자신이 얼마나 연약한지, 무엇이 중요한지를 깨닫게 하신다. 그동안 무관심했거나 무시해오던 영적인 현실에 눈을 뜨게 하신다.

한 사람이 미국 MIT공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귀국하여 큰 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그러나 교수가 된지 일년 육개월만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한 건설회사의 이사와 실무진들이 중동에 대규모의 공사를 주도하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중, 공항버스가 추락하여 모두 목숨을 잃었다. 존경받는 큰 교회의 목회자가 지역에 세운 고아원과 양로원을 돌아보러 가던 중,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인간은 내일 어떠한 일이 일어날 지 알 수 없다. 때로 우리의 계획이 아무리 원대하고 치밀하다할지라도 예기치 못한 일들로 인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기도 한다. 또한 간절히 원해도 가질 수 없는 것들이 너무나 많다. 이처럼 연약한 존재인 우리가 세상에 집착할수록 우리의 삶은 점점 더 무너져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영적인 세계에 눈을 뜨고 영원의 삶을 사모하는 자들은 내일이 아닌 오늘에 집중한다. 오늘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자신뿐 아니라, 주변의 모든 자들을 행복하게 한다. 또한 내일에 집착하지 않음으로써 누구도 원망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 먼저 양보하고 조금 더 손해보고 조금 더 나누는 넉넉한 삶을 살아간다.

잠 3:5-6 너는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6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

세계적인 목회자들 중에는 정규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극심한 방탕과 무너짐의 삶에서 변화된 자들도 있다. 그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적인 특징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그들을 위해 기도한 어머니들의 뜨거운 눈물이다. 감리교의 창시자이며 영국을 새롭게 변화시킨 요한 웨슬레 역시 자신의 자서전을 어머니의 기도와 가르침으로 시작하고 있다. 이처럼 위대한 어머니들은 자녀들로 하여금 영적인 실체를 깨닫고 영적인 삶이 육적인 삶을 움직여가도록 이끌어갔다. 자녀들이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며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가르쳤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자녀가 좋은 성적을 얻고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좋은 직장, 좋은 사회적인 위치를 얻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우리의 시간과 노력과 물질을 투자한다. 그러나 영적인 실체에 눈을 뜨지 못한 자녀들은 좋은 직장을 얻고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오른다할지라도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이기적이고 탐욕적인 자가 될 수밖에 없다. 이 땅을 떠나 하나님 앞에 섰을 때, 하나님의 준엄한 심판을 피해갈 수 없다.

체조선수가 아무리 현란한 기술을 구사한다할지라도 심판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소홀히 한다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다. 그림을 아무리 잘 그린다할지라도 심사위원이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상을 얻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열심히 신앙생활한다할지라도 하나님께서 제시하시는 신앙의 방향을 따라가지 않는다면, 우리는 고통과 아픔의 삶에서 헤어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방향에 하나님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제시하시는 방향에 맞추어 우리의 삶을 움직여가야 한다. 더 이상 우리의 명철, 즉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과 경험들을 고집하지 말아야 한다. 오직 마음을 다하여 하나님을 의뢰하고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해야 한다.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삶,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 이웃을 돌아보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의 길을 지도해주심으로써 살아갈수록 우리의 삶이 기쁨과 소망으로 넘쳐나게 된다.

빌 4:6-7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7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

수많은 환경에 직면하여 우리가 가져야할 자세는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보려하지 않는다. 자신의 연약함은 보지 못하고 다른 사람들의 연약함을 비판하고 정죄한다. 이러한 우리가 하나님께서 제시하시는 삶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감하게 도려내는 결단이 필요하다. 환경을 탓하고 부모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며 과거에 얽매여 무너져있는 연약한 자신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주어진 현실에 직면하여 하나님과 함께 싸워나가야 한다. 우리의 부족함을 채워 영과 육을 완전케 하시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해야 한다.

예기지 못한 위기와 어려움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께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고 우리의 모든 염려를 내려놓아야 한다.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께 아뢰며, 감사함으로 아뢰어야 한다. 그러할 때, 우리는 사도바울의 고백처럼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않게 하시는 하나님, 유유히 빠져나가게 하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경험하게 된다.

인간은 영적인 존재로서 하나님과 더불어 살아갈 때, 완전해진다. 육이 연약해질 때 영이 이끌어주고, 육이 변화됨으로써 영이 더욱 성장하는 영육간의 조화를 이루게 된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는 성령을 부어 불완전한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과 동행하게 하시고, 우리의 영과 육을 완전케 하신다.

그러나 우리가 영적인 것에 관심을 갖지 못하고 육적인 것에만 관심을 갖게 되면, 우리는 영적인 능력들을 상실하게 된다. 그 결과 온 힘과 정성을 쏟아 붓고 수고하여 세상의 부와 명예와 권력을 얻는다할지라도 깊은 공허 속에서 탄식하게 된다. 이 땅을 떠나 하나님 앞에서 주어질 준엄한 심판을 두려워하게 된다.

이러한 삶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첫째, 영적인 시각을 가져야 한다. 영원한 세계에서의 삶을 기준으로 하여 이 땅의 삶을 돌아보고 명확한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직면한 현실 속에서 오직 하나님만을 선택하겠다는 굳은 결단을 해야 한다. 둘째,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해야 한다. 환경을 탓하고 부모나 다른 사람을 원망하며 과거에 얽매여 있는 연약한 자신을 변화시켜나가야 한다. 셋째, 하나님께 집중해야 한다.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어야 한다. 우리의 생각과 가치관과 경험들을 내려놓고 범사에 하나님을 인정하며, 하나님께서 지도하시는 길로 나아가야 한다.

이처럼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직면한 현실과 싸워나갈 때, 우리는 영적으로 더욱 성장하게 된다. 모든 이기심과 욕심이 사라짐으로써 내일이 아닌 오늘에 집중하여 최선을 다하게 된다.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며 이웃을 돌아보는 삶을 통해 새로운 변화들을 이루어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