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함과 침묵

작성자
표재근
작성일
2022-03-20 09:43
조회
606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오해를 받거나 억울한 일을 당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때마다 시시비비를 가리려 한다면, 우리는 쉽게 문제의 핵심을 벗어나 감정적으로 대응하게 됩니다. 또한 불필요하게 쏟아놓은 말들로 인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삶 가운데서 침묵할 수 있는 영적성숙을 이루어야합니다.

우리가 침묵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뒤에 하나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말하지 않고, 우리의 억울함을 표현하지 않는다할지라도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이 상황을 가장 아름답게 변화시켜주신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믿음으로 인하여 우리는 자신감을 가지고 담대하게 삶을 움직여가게 됩니다. 침묵함으로써 감정에 휘말리지 않게 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보고, 정확히 판단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깨달아 상황을 아름답게 변화시켜나가게 됩니다.

시 62:5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대저 나의 소망이 저로 좇아 나는도다

‘나의 영혼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라.’ 이처럼 다윗은 스스로에게 자신이 어떠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나아갈 것인가를 고백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다윗이 처했던 상황은 잠잠할만한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잃고 쫓기는 상황이었으며, 고통과 눈물이 가득한 비탄의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감정의 요동에 휩싸이거나 섣불리 행동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볼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 상황가운데 주어질 하나님의 역사를 기다리며 묵묵히 고난을 짊어졌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올바른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고통과 고난을 넘어서야 하고, 때로 원치 않는 삶의 길도 걸어가야 합니다. 어떤 환경, 어떤 고통가운데 있을지라도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보겠다고 결단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고난을 싫어합니다. 고통을 견디려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울고 웃고 화를 내는 감정의 요동이 반복됩니다. 그 가운데서 우리가 가졌던 생각, 우리가 세웠던 의지들이 지속되지 못하고 무너져버립니다.

다윗이 고통가운데서도 잠잠히 하나님만 바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소망이 하나님께로부터 나옴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고통과 어려움들을 겪는 가운데서 하나님만이 자신의 힘이 되어주시고 하나님만이 자신의 도움이 되어주심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 소망의 하나님을 의지하여 수많은 시험과 연단을 이겨낸 다윗은 더욱 견고한 믿음을 갖게 되었고, 이스라엘을 더욱 부강한 나라로 세워나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하나님보다 세상의 지식과 물질, 명예와 권력, 또는 사람을 의지합니다. 인간적인 방법, 인간적인 수단으로 우리의 삶을 움직여나갑니다. 그러나 예측할 수 없는 육적인 세계 안에서 우리가 붙잡은 것들은 언제든지 요동할 수 있고, 언제든지 뒤집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육적인 세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영적인 세계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반석이신 예수 그리스도 위에 우리의 삶의 자리를 놓고, 그분께 기도하며 그분을 의지하여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우리의 삶에 하나님의 역사를 가져옴으로써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증거해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고통은 있고, 누구에게나 위기는 다가옵니다. 그 가운데서 많은 자들이 좌절하고 무너집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는 자들에게는 그 고통과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믿음이 있고 소망이 있습니다. 언제든지 고난을 감당할 준비, 십자가를 짊어질 준비가 되어 있기에 어떠한 고통과 어려움도 다 넘어서게 됩니다. 이로 인해 위기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니라 하나님을 만나고 삶의 변화를 이루어내는 기회가 됩니다. 예를 들어 사업이 망할지라도 하나님께서 다시 일으켜주신다는 믿음으로 새롭게 시작합니다. 질병에 걸릴지라도 하나님께서 치유해주신다는 믿음으로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자녀가 방황할지라도 하나님께서 붙잡아주시고 변화시켜주신다는 믿음으로 잠잠히 기다립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음에도 불구하고 영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자들은 잠잠히 하나님을 바라보지 못합니다. 고난을 감당할 준비, 십자가를 짊어질 준비가 없어 삶의 요동 앞에서 침묵하지 못합니다. 끊임없이 불평하고 원망하며 자신의 고통을 호소합니다. 또한 마음의 여유가 없어 다른 사람들을 품지 못하고 변화의 때를 기다리지 못합니다. 자신의 기준만을 내세우고, 자신의 주장만을 관철하려 합니다.

영적으로 성숙한 자들은 잠잠히 하나님을 바라보며 삶에서 요동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주어진 상황에서 무엇이 가장 필요하고,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명확히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세상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기도의 자리로 자신의 무릎을 옮기고, 성경을 읽으며 자신을 발견합니다. 또한 예배가운데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함으로써 하나님에 대한 소망을 붙잡으려 노력합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몸부림칩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하나님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많은 행사에 참여하고 많은 봉사를 하지만, 정작 하나님 앞에 잠잠히 기도하지 않습니다. 삶의 위기와 고통 속에서 두려워하지만,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하나님께 나아가지 않습니다. 자녀가 변화되기 원하고 부인과 남편이 변화되기 원하지만, 그들을 위해 눈물로 기도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비판하고 가르치려할 뿐, 그들을 품지 않고 그들을 위해 헌신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 가운데 역사하실 수 있도록 기도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기도하지 않는 우리로 인하여 이 세대 가운데 필요한 하나님의 기적, 하나님의 역사들이 주어지지 못합니다.

삼상 1:13 한나가 속으로 말하매 입술만 동하고 음성은 들리지 아니하므로 엘리는 그가 취한 줄로 생각한지라

오랫동안 자녀를 갖지 못한 한나는 마음의 고통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로부터 많은 수모를 당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한나는 요동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불평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변화시키기 위해 인간적인 방법들을 택하지도 않았습니다. 오직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보았습니다.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마음 깊숙이 쌓인, 말로 다 할 수 없는 탄식을 하나님께 내어놓으며 하나님의 역사가 주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러한 한나의 기도에 응답하시고, 사무엘을 허락하셨습니다.

때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나님의 역사는 우리의 기대와 다를 수 있습니다. 때로는 한나와 같이 오랜 침묵의 시간으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고통의 삶, 침묵의 시간을 통해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하나님께 나아오게 하십니다. 그러나 그 목적은 우리를 통해 역사하시기 위해서입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를 온전히 드러내시기 위해서입니다.

예를 들어 하나님께서는 세례요한을 광야에 머물게 하셨습니다. 입을 것이 없어 약대털옷을 입게 하셨고, 먹을 것이 없어 메뚜기와 석청으로 배를 채우게 하셨습니다. 또한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서 예수님을 만나 회심한 바울을 삼년간 아라비아 광야에 두셨습니다. 그들은 그 시간들을 침묵하며 잠잠히 참고 견뎌내었습니다. 결국 세례 요한은 이 땅에 오시는 예수님의 길을 예비하는 자가 되었습니다. 바울은 수많은 민족과 나라에 복음을 전파하며 수많은 이적과 기적으로 강력한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침묵해야 합니다. 잠잠히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세상을 의지하며 세상적인 방법으로 살아왔던 삶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의지해야 합니다. 환경에 흔들려 요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을 변화시켜주실 하나님을 붙잡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역사로 우리의 삶이 채워지기를 소망하며, 그 하나님과 함께 우리의 삶을 움직여나가야 합니다. 그러할 때, 우리의 기도에 응답하시고 우리의 소망을 이루시는 하나님께서 크고 놀라운 역사들로 우리의 삶을 채워주십니다.

삶을 살아감에 있어 우리는 많은 위기와 고난의 시기들을 통과하게 됩니다. 이 때 우리는 침묵해야 합니다. 세상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기도하고,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며, 예배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경험해야 합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몸부림쳐야 합니다.

침묵하기 위해서는 첫째, 담대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며, 이 상황을 가장 아름답게 변화시켜주실 것을 확신해야 합니다. 둘째,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볼 것을 결단해야 합니다. 과거 수많은 고통과 어려움 속에서 우리의 힘이 되어주시고 도움이 되어주신 소망의 하나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셋째, 고난을 받아들여야 해야 합니다. 고난 역시 하나님께서 우리를 인도하시는 과정임을 깨달아 묵묵히 짊어져야 합니다. 넷째, 침묵의 시기를 통과해야 합니다. 때로 하나님께서 허락하시는 침묵의 시기를 통해 끊임없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신앙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이처럼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침묵할 때, 우리는 감정의 요동에 휘말리지 않게 되고, 하나님의 음성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들을 보고, 정확히 판단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깨달아 환경을 아름답게 변화시켜나가게 됩니다. 또한 더욱 견고해진 믿음과 삶으로 이 세대 가운데 하나님의 역사를 온전히 드러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