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

작성자
표재근
작성일
2021-05-14 19:46
조회
1290
우리는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가정에서는 남편과 부인의 관계, 부모와 자녀의 관계, 직장에서는 동료 또는 상사와 부하의 관계, 친구의 관계 등. 이러한 타인들과의 관계를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성실함입니다. 우리가 배우자로서 성실할 때 부부관계가 아름다워지고, 부모로서 성실할 때 자녀가 꿈을 가질 수 있으며, 자녀로서 성실할 때 부모가 기뻐합니다. 직장인으로서 성실할 때 직장이 밝아지고 소망이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가 성실하지 않을 때, 우리의 인간관계는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종종 술에 취해 밤늦게 들어온다면, 부인은 염려하게 되고, 불안해합니다. 만일 부인이 집안 살림을 소홀히 하고, 남편과 자녀에게 무관심하다면, 남편과 자녀들은 집밖으로 나돌게 됩니다. 만일 자녀가 학업을 소홀히 한다면, 부모가 근심하게 될 뿐 아니라, 자신의 미래 역시 어두워집니다.

따라서 우리와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한다면, 나의 불성실함 때문이 아닌지 우리의 삶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요구를 수용하고 따르기 위해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상대방의 요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통을 호소하는 상대방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함으로 자신의 불성실함을 합리화시킵니다. 이로 인하여 우리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동일한 문제, 동일한 이유로 고통과 분쟁을 야기합니다. 고통의 원인이 되는 우리가 변화될 때에만 비로소 우리의 인간관계가 아름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믿은 이후로 우리에게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성실함이 필요합니다. 성실을 뜻하는 히브리어 원어는 ‘에멧’과 ‘메무나’입니다. 이는 ‘아만’, 즉 바위라는 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따라서 바위처럼 견고하고 흔들림이 없는 것이 성실이고, 어떠한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확고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성실한 삶입니다. 반면에 성실의 반대말은 위선입니다. 만일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예수를 믿는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느냐란 손가락질을 당한다면, 오늘 우리가 성실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성실성은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이 세대 가운데서 새로운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전까지 비판적인 시각으로 가족을 비롯하여 다른 사람들에 대한 문제만을 제기했다면, 이제는 먼저 자신의 성실성을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부족하고 연약함을 지적하기보다 상대방을 감싸 안고, 그 짐을 나누어지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을 소망의 눈으로 바라보고, 용기를 북돋워주는 것입니다. 자신의 풍요와 안락만을 추구하던 삶에서 벗어나 고통가운데 있는 이웃들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말씀의 묵상과 지속적인 기도의 삶을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입니다.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 받는 자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삶을 헌신한 ‘테레사’수녀는 한 벌의 옷만 있어도 되지만, 빨래를 하기 위해 두 벌의 옷을 갖는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 말처럼 테레사수녀는 무소유와 절제와 절약으로 평생을 일관하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베푸는 삶,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실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가난으로 굶주리고, 질병으로 신음하는 자들을 외면합니다. 생활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것 이상의 재물을 모으기에 급급해합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지 않는 행위이며,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성실을 저버리는 행위입니다. 이 땅을 떠났을 때,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성실성을 공개해야하는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깨닫지 못한 행위입니다. 이러한 위선들을 벗어버리고, 오직 성실로써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맺어가야 합니다. 우리 자신을 깨뜨리고 변화시킴으로 지식에만 머무르던 우리의 믿음을 현실로 드러내야 합니다.

<시 37:23-24> 여호와께서 사람의 걸음을 정하시고 그 길을 기뻐하시나니 저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손으로 붙드심이로다

지나온 삶을 돌아볼 때, 우리에게는 많은 위기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좌절하기도 했고, 넘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마다 하나님의 손이 우리를 붙드심으로 우리는 아주 엎드러지지 않았습니다. 다시 일어나 모든 것을 회복시키시고, 새롭게 변화시키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어떤 모습, 어떤 삶으로 어느 길에 있든지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아니하시고, 우리의 걸음 하나하나를 지키시고 인도해주십니다. 이것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성실하심이고, 이 성실하심이 있기에 우리는 하루하루를 힘 있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시 138:2-3> 내가 주의 성전을 향하여 경배하며 주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인하여 주의 이름에 감사하오리니 이는 주께서 주의 말씀을 주의 모든 이름 위에 높게 하셨음이라 내가 간구하는 날에 주께서 응답하시고 내 영혼을 장려하여 강하게 하셨나이다

<시 138:7> 내가 환난 중에 다닐지라도 주께서 나를 소성케 하시고 주의 손을 펴사 내 원수들의 노를 막으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구원하시리이다

우리를 향한 성실하심으로 인하여 하나님께서는 고통과 아픔 가운데서 간구하는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주시고, 우리의 영혼을 강하게 하십니다. 또한 어떠한 환란 가운데 다닐지라도 우리를 지켜주시고, 우리를 해하려는 자들에게서 우리를 구원해주십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예기치 못하는 사고들로부터 지켜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했고, 환란으로 인하여 좌절하고 무너진 우리의 삶을 강하게 일으켜 세우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했습니다. 때로는 우리를 핍박하고 고통스럽게 하는 자들을 향한 하나님의 징계를 보았습니다. 따라서 누군가 우리를 핍박하고 고통스럽게 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더욱 사랑해야 합니다. 원수 갚음이 우리가 아닌, 하나님께 있기 때문이고,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높여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 31:23> 너희 모든 성도들아 여호와를 사랑하라 여호와께서 성실한 자를 보호하시고 교만히 행하는 자에게 엄중히 갚으시느니라

우리에게 성실하신 하나님은 또한 성실한 그리스도인들을 기뻐하십니다. 죄악이 가득한 세상가운데서 성실히 살아가는 것은 고통을 참고 견디는 것이며, 끝없는 노력을 통해 자신을 부인해나가는 것입니다. 눈앞의 이익을 위해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것이고,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변명하거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이며, 힘들고 어려울지라도 오직 정도를 걷는 것입니다.

이처럼 그리스도인들은 성실함을 통해 어두운 세상을 밝히고, 썩어가는 세상을 정화시켜 나갑니다. 또한 정도를 걷는 성실한 그리스도인들을 보호해주시고, 축복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거하게 됩니다.

<사 59:14> 공평이 뒤로 물리침이 되고 의가 멀리 섰으며 성실이 거리에 엎드러지고 정직이 들어가지 못하는도다

그러나 오늘 우리의 삶을 돌아볼 때, 우리의 성실은 거리에 엎드러져 있습니다.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 눈의 티를 비판하고 정죄합니다. 내 가정, 내 직장, 내 교회에 성실하지 못하면서 다른 가정, 다른 직장, 다른 교회를 비판합니다. 또한 행복한 가정을 원한다고 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기도의 눈물을 흘리지 않고, 자신을 희생하는 섬김의 땀을 흘리지 않습니다. 또한 자신의 무능력함에 대한 책임을 부모나 가족, 또는 사회에 전가함으로 자신의 열등감과 불만을 해소하는 이기적인 삶을 살아갑니다.

우리의 주변에는 어렵고 불가능한 상황들을 이겨냄으로 놀라운 변화를 이룬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난한 상고 졸업생이 독학으로 사법고시를 통과하여 변호사가 되고,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가난한 구두닦이 소년이 일류대 법대에 합격했습니다. 철길을 놓던 철도노무원이 세계를 움직이는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이들에게는 주어진 상황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제 더 이상 주어진 상황에 대해 원망하고 불평함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가장으로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을 즐기고, 부인으로서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을 즐기며, 학생으로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즐겨야 합니다. 이처럼 맡겨진 일들을 성실함과 즐거움으로 감당해 나갈 때, 우리의 가정에 행복이 넘치게 되고, 우리와 관계를 맺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쁨과 소망이 넘치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실입니다. 성실은 바위처럼 어떠한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확고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위선은 성실의 반대말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와 관계를 맺는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한다면, 나의 위선 때문이 아닌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상대방의 요구를 수용하고 따르기 위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의 성실은 가정에서, 직장에서, 사회에서, 이 세대 가운데서 새로운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비판과 정죄를 그치고, 자신을 먼저 돌아보며, 다른 사람들의 짐을 나누어지는 것입니다. 또한 자신만을 위하던 삶에서 벗어나 고통가운데 있는 이웃들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말씀의 묵상과 지속적인 기도의 삶을 통해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향한 성실하심으로 인하여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어떤 모습, 어떤 삶으로 어느 길에 있든지 우리의 걸음 하나하나를 지키시고 인도해주십니다. 고통과 아픔 가운데서 간구하는 우리의 기도에 응답해주시고, 환란 가운데서 우리를 지켜주시며, 우리의 영혼을 강하게 하십니다. 또한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자신을 속이지 않으며, 끝없이 자신을 부인함으로 이 세상을 정화시켜나가는 성실한 그리스도인들을 보호해주시고 축복해주십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성실한 삶을 살아나갈 때, 우리는 우리의 가정을 행복하게 하고, 우리의 직장을 새롭게 하며, 어둡고 추한 세상을 정화시키는 영향력 있는 그리스도인으로 세워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