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실패

작성자
표재근
작성일
2024-04-22 10:30
조회
26
솔개는 조류 중에 가장 오래 사는 새로 약 70년 정도를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모든 솔개가 70년 정도 사는 것은 아니다. 40세 정도 되면 솔개의 부리는 구부러져 가슴까지 찌르게 되고, 발톱 역시 휘어 구부러져 더 이상 먹이를 움킬 수 없게 된다. 깃털도 무거워져 더 이상 높이 날아오를 수 없다. 대부분의 솔개는 여기서 생을 마감하지만, 몇몇 솔개는 굳은 결단을 하고 아무도 없는 높은 산 바위 틈에 몸을 숨긴다. 그리고 부리가 부서져 빠질 때까지 바위에 부딪친다. 그리고 새로운 부리가 나오면 그 부리로 휘어진 발톱을 하나하나씩 뽑아낸다. 마지막으로 날개의 깃털을 하나도 남김없이 뽑아버린다. 이처럼 6개월 정도 죽음과도 같은 고통의 과정을 통과한 솔개는 새 부리, 새 발톱, 새 날개로 날아올라 다시 30년 정도를 창공의 주인으로 살아가게 된다.

삶을 살아가다보면 인간은 누구나 위기를 만나게 되고, 한계를 경험하게 된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떠한 시도도 하지 못한 채 무너지고 삶이 더 이상 성숙하지 못한다. 그러나 한낱 미물에 불과한 새조차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치열한 싸움을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 역시 쉽게 좌절하거나 쉽게 포기해서는 안된다. 더 이상 주어지는 삶의 한계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환경을 탓하고 다른 사람들을 탓하며 무너지지 말아야 한다. 적어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그 하나님을 의지하여 우리의 삶을 무너뜨리는 낡은 부리를 깨뜨리고, 휘어진 발톱을 뽑아내며, 무거워진 깃털을 하나하나 뽑아내는 고통의 시기를 통과해야 한다.

학생부시절 열심히 신앙생활 하던 두 아이가 대학에 입학하자, 넓은 세상 속에서 자신들이 얼마나 부족하고 연약한지를 느꼈다. 그리고 한 아이는 세상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하기 위해 신앙생활을 등한시하기 시작했다. 반면 한 아이는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힘입어 자신의 부족함을 채워가기 위해 더욱 더 하나님께 나아갔다. 십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하나님을 의지했던 아이는 환경과 세상을 이기며 형통한 삶을 살아가는 반면, 세상과 함께 했던 아이는 두려움에 갇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백수가 되어 있었다.

하나님의 말씀은 어두운 길을 걸어가는 우리의 앞길에 환한 등불과 같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통한 깨달음과 성령의 감동하심을 통해 삶의 장애물들을 보여주시고 피해가게 하신다. 때로 위기와 어려움을 겪을지라도 그 가운데서 피할 길을 주시고 유유히 빠져나오게 하신다. 그로 인해 우리의 삶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하나님의 비춰주심이 없는 삶은 모든 것이 부딪침이 된다. 바위에 부딪치고 나무에 부딪치고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며 함정에 빠지고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된다. 그로 인해 주어지는 수많은 상처와 한계는 우리로 하여금 두려움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연약한 삶으로 무너지게 한다.

따라서 신앙의 성숙은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 솔개와 같이 목숨을 걸고 해야 하는 일이다. 40년에 자신의 인생을 끝내는 솔개가 될 것인가, 그 한계를 넘어 70년까지 자신의 인생을 끌어올리는 솔개가 될 것인가 오늘 우리는 결단해야 한다. 그저 막연하게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자신의 부족하고 연약한 부분들을 변화시켜나가야 한다. 낡은 생각들을 깨뜨리고, 잘못된 삶의 습관들을 뽑아내야 한다. 그러할 때, 우리는 올바른 분별력과 영적인 경험들을 바탕으로 하여 미래를 아름답게 만들어가게 된다.

눅 5:15-16 예수의 소문이 더욱 퍼지매 수많은 무리가 말씀도 듣고 자기 병도 고침을 받고자 하여 모여 오되 15 예수는 물러가사 한적한 곳에서 기도하시니라

예수님의 소문이 퍼져 나가자 각처에서 수많은 무리들이 예수께로 몰려왔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 원했고, 자신들의 병을 고침받기 원했다. 그러나 때로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한적한 곳으로 가셨다. 그곳에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기도의 시간들을 가지셨다. 만일 예수님께서 자신을 찾는 수많은 사람들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하나님과의 관계를 소홀히 하셨다면, 예수님 역시 삶의 한계를 경험하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자동차회사에서는 처음 출고되는 차에 약간의 기름을 넣어 놓는다. 따라서 차를 처음 구입할 때에는 기름을 넣지 않아도 어느 정도까지 움직인다. 그러나 새로이 기름을 넣지 않는다면, 차는 멈추어버린다. 우리의 육적인 삶은 바로 이 차와 같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기본적인 삶을 영위해나갈 수 있는 이성과 감성, 판단력 등을 부어주셨다. 이로 인해 우리는 자신의 삶에 아무런 문제가 없고 아무런 위기가 없다고 생각하며 삶을 움직여간다. 그러나 일정한 시간이 흘러 그 힘이 다 소모되고 나면, 우리의 삶은 멈추어버린다. 그 삶에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이 새롭게 공급되지 않으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이처럼 영적성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의 관계를 지속하는 것이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떠한가에 따라 우리의 인생은 멈춤 없이 잘 굴러갈 수도 있고, 도중에 한계에 부딪쳐 멈추어버릴 수도 있다. 하나님의 본체이신 예수님조차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힘과 능력을 공급받기 위해 지속적으로 하나님께 나아갔다. 하물며 연약한 우리가 하나님과의 관계를 지속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언제든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될 때, 우리는 판단력을 상실하게 된다. 자신이 보고 느끼는 것만을 옳다고 생각하며 고집을 세우게 된다. 자신이 지금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조차 갖지 못한다. 결국 삶을 돌이키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지게 된다. 따라서 오늘 우리의 삶에 하나님의 역사가 지속적으로 주어지기를 원한다면,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하나님에 의해 끊임없이 재충전됨을 통해 우리의 신앙과 삶이 성숙되어 감을 기억해야 한다.

좋은 영적인 친구는 우리가 위기와 어려움에 처할 때마다 신실한 조언과 격려를 통해 우리를 회복의 삶으로 이끌어준다. 반면에 좋지 않은 친구 또는 세상적인 친구는 우리를 점점 더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고통과 좌절의 삶으로 무너지게 한다. 따라서 영적성숙을 위해서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함께 좋은 영적인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해나가야 한다. 먼저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함으로써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으로 비추임 받아야 한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새 힘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교회 안에서 좋은 신앙인들과 관계를 맺어나감으로써 신앙의 격려와 올바른 삶의 방향들을 제시받아야 한다. 그러할 때, 우리는 변화의 삶을 지속해나갈 수 있다.

다니엘이 수많은 모함과 죽음의 위기를 넘어서고 포로로 잡혀간 바벨론땅에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낼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힘들고 어려울 때, 그를 이해하고 그를 위해 기도하며 그의 힘이 되어주었던 세 친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신앙생활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오늘 우리 주변의 영적으로 깨어 있는 신앙인들은 우리를 위해 기도한다. 우리의 삶의 방향을 잡아주고 우리의 삶의 길을 열어줌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다시금 일어서게 한다. 또한 좋은 영향을 받던 입장에서 좋은 영향을 미치는 친구가 되어 연약한 자들을 이끌어주는 성숙한 삶으로 나아가게 한다.

요 13:38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네가 나를 위하여 네 목숨을 버리겠느냐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닭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

요 21:15-17 그들이 조반 먹은 후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이 사람들보다 나를 더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어린 양을 먹이라 하시고 16 또 두 번째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이르되 주님 그러하나이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이르시되 내 양을 치라 하시고 17 세 번째 이르시되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니 주께서 세 번째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시므로 베드로가 근심하여 이르되 주님 모든 것을 아시오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시나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 양을 먹이라

예수님께서는 예수님을 위해 목숨을 버리겠노라 장담하는 베드로에게 나를 위해 목숨을 버리기는 커녕 닭 울기 전에 세 번이나 나를 부인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처럼 베드로는 예수님이 잡혀 고문당하시던 밤,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했다.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철저히 실패하고 낙망하여 고향으로 돌아간 베드로를 찾아가셨다.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연거푸 물으시며 내 양을 치라는 거룩한 사명을 부여하셨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부인하고 무너졌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를 놓지 않으셨다. 다시금 그를 회복시키시고 새로운 삶으로 인도하셨다. 동일하게 오늘 우리에게 위기가 있고 무너짐이 있고 쓰러짐이 있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놓지 않으신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실패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다. 솔개가 자신의 무디어진 부리와 발톱을 빼내듯이 우리의 삶을 무너지고 쓰러지게 하는 요소들을 빼내는 과정, 즉 새로운 삶을 위한 변화의 과정이다.

실패는 우리를 의기소침하게 만들고 삶을 무력하게 만든다. 그러나 그 실패의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그 실패는 성공을 위한 발판이 될 수도 있고,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한계가 될 수도 있다. 만일 실패를 부인하거나 실패의 책임을 다른 사람이나 환경의 탓으로 돌린다면, 실패는 무너짐의 한계가 된다. 반면에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며 하나님과의 좋은 관계, 신앙인들과의 좋은 관계 속에서 그 실패의 삶을 감당해나간다면, 우리는 그 실패를 발판삼아 더욱 성숙하고 발전된 삶으로 나아가게 된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실패를 인정하기 어려워한다. 하나님을 믿기만 하면 모든 고통이 사라지고 복을 받는다는 잘못된 신앙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님의 축복을 물질과 지식, 사회적인 지위 등 세상적인 축복에만 국한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정한 성공은 다가오는 삶의 위기와 어려움들을 하나님과 함께 참고 견디며 넘어서는 것이다. 하나님과 함께 실패의 과정들을 넘어서면서 성공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처럼 삶의 위기와 어려움들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믿음이 더욱 견고해질 때, 우리는 이후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성숙한 신앙과 삶으로 이 세대 가운데 하나님의 축복을 감당해나가게 된다.

실패를 넘어 성숙한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일단 우리와 관계가 형성되면 강한 의지로 우리를 변화의 삶으로 이끌어 가신다. 때로 우리가 거부하거나 도망친다할지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으신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우리 역시 하나님과의 관계를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어떠한 실패 속에 있을지라도 오직 하나님을 선택하여 삶을 움직여나가야 한다. 나아가 우리의 자녀, 배우자, 친구 등 우리가 변화시켜야할 자들을 붙잡았다면, 그들의 손을 절대 놓지 말아야 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신 것처럼 끝까지 그들을 품고 변화의 삶으로 나아가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기본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이성과 감성, 판단력을 주셨다. 그러나 이 위에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이 공급되지 않는다면, 우리의 신앙과 삶은 어느 순간 멈추어버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감동을 통해 비취임을 받지 못하는 삶은 모든 것이 부딪침이 될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한 수많은 상처와 한계로 두려움에 빠져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연약한 삶으로 무너지게 된다.

이러한 삶으로부터 벗어나 영적으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첫째, 하나님과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하나님께 나아가는 삶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해야 한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고 새 힘을 얻어야 한다. 둘째, 좋은 영적인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영적으로 깨어 있는 자들로부터 신실한 조언과 신앙의 격려를 받으며 변화의 삶을 지속해나가야 한다. 셋째,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연약한 우리는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절대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신다. 실패를 통해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게 하시고 변화의 삶으로 우리를 이끌어 가신다. 따라서 어떠한 실패의 상황이라 할지라도 우리는 하나님을 선택하여 삶을 움직여나가야 한다. 하나님과 함께 실패의 상황을 견뎌나가야 한다. 그러할 때,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림 없는 굳건한 믿음과 소망으로 하나님께서 주시는 축복들을 지켜나가게 된다. 또한 좋은 영적인 친구가 되어 주변의 연약한 자들을 변화의 삶으로 이끌어가는 성숙한 신앙의 삶을 살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