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사랑하게 되면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많은 것이 요구되어지는 것 같습니다
사랑으로 인해
숨이 멎을 만큼 저미어 오는 가슴을 부둥켜 앉은 채
쉼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로
긴 밤을 홀딱 새우며 맛보는 사랑의 씁쓸함 속에
철저히 혼자인 것 같은
외로움의 시기를 보내기도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진정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대가로 주어지는 고통과 외로움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립니다
정말로 사랑한다는 것은
지금 느끼는 순간의 감정으로 행복해하는 것이 아니라
먼 훗날 사랑하는 그대가
가장 아름다운 자로 세워질 날을 위해
참아내고, 인내하고, 견디어 내면서
홀로 감수해야하는 고통의 시간들을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그를 이해하게 됩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그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때서야 비로소 내 안에 존재하는
이기적인 욕망의 사랑을 벗고
그를 향한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시 낭송: 안은상
표재근 목사의 첫번째 시집 – 길(걸어온 길과 걸어가야 할 길을 이야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