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뒤에

넌 나를 보지 못하겠지
난 언제나 너의 뒤에 있었으니까

넌 나를 보지 못하겠지
난 언제나 너의 생각 밖에 있었으니까

넌 나를 보지 못하겠지
난 언제나 너의 눈에 띌까봐 숨어버렸으니까

두근대는 가슴을 부여안은 채
그저 내가 할 수 있는건
너의 뒤에 숨어 너를 바라보는 것뿐이었는데

한 번도 넌 나에게 눈 돌리지 않고
그저 너의 뒤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할
나의 마음을 알기는 할까

오늘도 난 네가 뒤돌아보지 않을 걸 알고 있지만
그래도 너의 뒤에서 너를 바라본다

그것이 마치 나의 숙명인 것처럼
그저 언제나 그래왔듯이 당연히

시 낭송: 표재근

표재근 목사의 첫번째 시집 – 길(걸어온 길과 걸어가야 할 길을 이야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