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사랑의 중간에서

작성자
표재근
작성일
2024-04-09 07:48
조회
37




두꺼운 껍질을 깨고 나오지 않는 한 생명은 그것으로 끝이다
자신의 생명 깊숙이 숨겨둔 또 다른 생명을
스스로 껍질을 열고 꺼내 놓는 그 순간 도처에서 새로운 삶이 시작된다
그러나 그 순간 스스로 껍질을 열지 못하고 닫아버리기도 한다
그리고 그 안에 갇혀버린다
예수님은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원칙과 사랑에 관한 메시지를 전해주신다
강도 만난 이스라엘 사람이 피 흘린 채 쓰러져 있었지만
제사장과 레위인은 그의 종교적 신념에 따라 피를 만지고 예배를 드릴 수 없다는
종교적 원칙으로 고통에 처한 사람을 외면하고 지나쳐 버린다
그러나 이스라엘 사람들로부터 무시당하고 차별을 받던 사마리아인은
그를 주막으로 옮기고 상처를 치유하며 도움의 손길을 베푼다
원칙과 사랑의 중간에 서 있는 삶의 딜레마
자신이 만든 형식과 원칙에 의해 고통과 아픔의 상황을 보면서도 선뜻 다가서지 못한다
많은 사람들의 고통을 자신이 세운 원칙 때문에 외면한다
예수님은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통해 그리스도인의 형식화된 신앙을 돌아보게 하신다
예수님은 형식적인 종교적 원칙을 깨고 고통의 현장에 다가서는
사랑의 위대함을 말씀하시며
오히려 사랑이 더 큰 진정한 의미의 원칙과 형식임을 말씀하신다
사랑은 스스로 갇히게 하는 원칙을 깨고 무엇이 중요하고 필요한지를 제시한다
고통에 처한 자를 돕고, 이끌고, 동행하게 하는 사랑보다 더 큰 신앙의 원칙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