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작성자
표재근
작성일
2022-09-10 11:05
조회
348




그 색이 짙어지기 전
여린 잎은 아직 순수해 보인다
그 순수함은 아직 세상에 길들여지지 않은 듯
아직 자기의 색을 두텁게 칠하지 않았다
여린 순수한 잎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빛을 감당하기 어려운 듯
그대로 통과시키며
빛과 자신의 색을 동화시켜 버린다
아주 짧은 시기에만 이러한 모습은 가능하다
곧 세상의 쓴맛을 알아버린 이놈들은
자신을 짙은 고집과 독선으로 색칠해 버린다
그리고 어떠한 것도 자신을 통해 통과시키지 않는다
여린 잎과 같이 인간도 순수했으면 좋겠다
예수님은 어린아이와 같지 않으면 천국에 이르지 못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이제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것 같다
순수함은 모든 것을 받아들여 자신과 동일화 시켜버리는 능력이 아닐까
신앙이 성장할수록 순수해져야 하는데
인간은 더욱 두텁게 자신의 색을 칠하며 어떤 것과도 동화되지 않으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