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국 선교편지

작성자
전병례
작성일
2018-04-06 00:09
조회
822
U국의 노래


봄의 시작을 바라보며...

U국에서 평안과 사랑의 소식을 전합니다~^^ 겨울을 지나고 살구와 자두, 체리 꽃이 피는 계절이 되었어요. U국은 아파트 주변이나 주택 정원에 살구나 체리 나무를 많이 심어놔서 봄이 오는 것을 살구꽃을 보며 눈으로 알게 돼서 즐거워요. 어제 아침에 밖에 나가보니 비가 온 뒤에 상큼한 아침 공기와 살구 꽃 향기가 함께 어우러져 참 기분이 좋았어요. 봄 꽃 향기로 아침을 맞을 수 있는 곳에 있다는 것이 감사해요. 동역자님은 어떻게 봄을 맞이 하고 계신가요? 아버지가 가꾸시고 베푸신 좋은 향기로 봄의 시작을 기쁨으로 여시길 바래요~^^
주은(11살), 하은(10살), 이안(5살)이도 한 해 한 해 몸과 마음이 건강 하게 커가는 모습에 기쁘고 감사해요. 주은이는 이제 자기 주장도 제법 논리적으로 말하며 의견을 내요. 이제 곧 사춘기가 온다는 전조겠죠…^^ 하은이는 문학소녀로 성장하고 있어요. 책읽기를 좋아하고 본인의 스토리를 쓰고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감정이 풍부한 아이로 자라고 있어요~^^ 이안이는 집안의 대장으로 호령하며(아무도 안 따라주 지만..ㅎㅎ) 늠름하게 커가고 있어요~ 장서영 선생은 가정을 잘 돌보고, 마무라 자매 한국어 지도, 주말한글학교 선생, 손올림 모임 등 여러 사역에 참여하고 있어서 보람된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동역자님의 기도로 아버지의 돌보심 가운데 감사와 기쁨의 시간으로 U국 삶을 살고 있어서 감사드려요. 동역자님의 가정과 하시는 일에 도 아버지의 인도하심과 복주심이 넘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영화 ‘남한산성’을 보고...

얼마 전 ‘남한산성’이라는 영화를 봤어요. 최근에 본 영화 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영화였 어요. 영화에서 두 주연 배우가 주장하며 대립하는 주제가 제가 늘 고민하고 지금도 그 선택의 갈림길에 서있는 문제를 떠올리게 했기 때문인데요. 바로 ‘상황화’의 문제를 떠올리게 했어요. 아마도 선교사로 사역을 하고 있는 모든 분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요. 더 넓게 보면 모든 믿는 자들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일 수도 있고요.
영화를 보면서 이병헌씨가 연기하고 있는 청에 무릎을 꿇고 후일을 도모하며 나라와 백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최명길’과 김윤석씨가 연기하는 청에게 무릎을 꿇기보다 죽더라도 끝까지 싸워 대의를 지켜야 한다는 ‘김상헌’의 주장인데요. 영화 내내 이 둘의 대립을 보며 사역을 하면서 제 마음에 항상 고민되는 문제이며 선생들 사이에 많이 논의되고 또는 갈등도 일으키는 ‘선교 상황화’를 떠올리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사역을 하며 항상 고민하는 것이 어디까지 현지화를 해야 하고, 어느 선까지 믿음의 가치를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 늘 고민이 됩니다. 특별히 U국과 같이 박해가 있는 지역은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 안에 살며 문화의 옷을 입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인간에게 문화를 초월해서 계시는 하나님을 어떻게 소개하고 예수님의 제자의 삶을 살게 할 수 있는지 늘 고민하고 있는 문제입니다.
U국 형제들이 자주 질문하는 게 있어요. 무슬림들은 기도할 때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해요. 그리고 기도를 마치면 복을 달라는 의미로 두 손으로 얼굴을 한번 쓰다듬으며 기도를 마쳐요. 개종한 형제들은 기도할 때, 계속 손을 모으고 기도해도 되는지 아니면 무슬림의 문화이기 때문에 버려야 하는지 고민하며 물어오는 사람이 있어요. 현재 U국 회사들은 손을 들고 기도하는 회사와 들지 않고 기도 하는 회사 모두 있어요. 손을 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건 무슬림의 기도 법이기 때문에 따르지 않아야 된다고 해요. 그건 신앙을 타협하는 것이고 복음을 혼합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주장해요. 그러나 손을 들고 기도하는 사람들은 그건 기도하는 자세일 뿐 신앙과는 아무 상관이 없기 때문에 괜찮다는 입장이죠. 믿는 사람들도 무슬림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기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많이 하는데, 믿는 자들이 손을 들고 기도하지 않으면 그리스도인들은 기도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오해를 받고 오히려 신앙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오해를 받는다는 거예요.
이런 문제는 한 예에 불과해요. 신앙인의 삶에 많은 부분에서 기존의 문화와 예수님을 믿고 난 후의 삶의 변화를 어떠한 방식으로 어떻게 나타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갈등이 있어요. 그래서 좋은 기독교 문화와 생활양식을 갖고 있는 나라가 부럽기도 해요. U국은 이제 그 문화를 만들어 가는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성경적이며 또한 이 민족이 이질감을 느끼지 않을 그리스도인 문화가 잘 만들어지길 함께 기도해 주세요.
영화를 보면서 감명이 깊었던 것은 개인적인 관계에서 ‘최명길’과 ‘김상헌’이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었어요. 영화의 중심 주제는 두 사람의 주장이 대립하며 갈등하지만 모두 나라를 위한 충심의 마음을 갖고 말하는 것임을 알고 서로를 이해하는 성숙한 모습이 참 아름다웠어요. 사역을 하다보니 나와는 다른 사역 철학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돼요. 그럴 때 생각의 다름이 상대방을 비방하고 낮춰, 내 의견을 관철하고 싶은 욕구가 많이 생기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럴 때마다 사역자이기 전에 예수님의 인격을 닮은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라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주님의 인격을 닮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길 소망합니다.


6년차 사역에 접어 들며...

6년 차에 들어선 사역은 이제 정해진 사역을 꾸준히 게으르지 않고 부지런히 성실하게 순종하는 길로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동안 U국 상황에서 하나님이 저희 가정에게 여러 사역들을 시도하며 장기적으로 어떤 사역을 해야 할지를 보여 주셨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버지께서 그 일을 할 수 있게 기반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드려요.
무지개 회사를 개척하게 하시고 두 가정을 보내주셔서 매주 U국어로 예배드리게 해 주시고, 그 가정들이 중심이 되어 전도 할 수 있게 하셔서 감사 드려요. 또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한국어를 통해 U국 젊은이들을 만나 전도의 접촉점을 삼고 계속 교제하고 복음의 씨앗을 뿌릴 수 있는 밭을 만들어 주시고 있어요. 그리고 회사 운영도 필요한 만큼 공급해 주셔서 형제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셔서 감사해요. 매일 정해진 일들이 있어서 사역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신 아버지께 감사드려요.
겨울은 날씨가 추워서 무지개 회사 일요예배를 집에서 드리고 있어요. 매주 함께 예배하고, 한 몸을 이루는 형제, 자매들을 보내 주셔서 감사해요. 며칠 전 감사제목을 나눌 시간이 있었는데요. 무지개 교회를 개척하고 약 3년 동안 저희가 U국에서 예배를 드리는 모든 시간에 U국어로 예배를 드리고 있음을 알게 됐어요. 그 얘기는 적어도 매주 한 명이라도 U국 성도가 와서 함께 예배드렸다는 이야기인데, 이 땅에서 U국어로 예배하는 교회로 무지개교회를 사용하심이 너무 감사했어요. 그리고 저희 가정을 U국 사람들을 우리의 목자장 되신 예수님께 이끄는 목자로 삼아 주신 것에 감사했고, 그와 더불어 무거운 책임감도 있다는 걸 상기했어요.
선교지에 있다 보면, 선교사님들이 현지인들 그리고 형제, 자매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으로 교만에 빠지기 쉬운 것 같아요. 그래서 목회를 해도 목자의 자세가 아니라 지도자 혹은 경영자의 위치에서 목회를 하게 되는 위험이 있어요. 물론 목회자는 회사를 이끄는 지도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위치인건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그 지도와 가르침을 목자의 위치에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지도자 혹은 경영자의 위치에서 제시하고 명령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 둘의 자세는 상대방이 느끼기에는 별 차이가 없을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는 본인이 어떤 자세로 목회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목자의 마음으로 목자의 위치에서 하나님이 보내주신 성도들을 사랑과 성실로 목양하는 목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이제 6년이 지났는데 이 마음이 하나님 나라 가는 날까지 변치 않고 순종하는 제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함께 기도해주세요 .

1. 저희 가정과 무지개 교회가 하나님의 사랑의 관계를 닮은 가정과 회사가 되도록.
2. 무지개 교회가 예수님의 제자를 만드는 사역을 충성되게 감당하도록.
3. 전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예수님을 영접하도록
(베흐루스, 낫시바, 잔낫, 샴숏, 소부르, 우미다, 자밀라)
4. 목자의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지혜와 능력을 주시도록